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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유구한 세월동안 면면히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긴 세월동안 여러 의가들의 손을 거쳐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의학의 모습은 매우 참담합니다. 허구와 억척이 난무하는 의학이 되어버렸고, 학문적인 일관성과 방향성은 상실하였습니다.
학문으로서의 요건은 차치하고서라도 치료의학으로서 실용적인 측면도 그 가치가 예전같이 않을뿐더러 현대의 상식을 바탕으로 볼 때 이론적으로도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한의학은 위기에 직면하였습니다.
한의학의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의학은 이대로 역사 속에서 사라져야 하는 것일까요?
한의학은 이대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어야 하는 것일까요?

2006년 8월,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눈 몇 사람이 모였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의기투합하여 ‘복치의학회’를 창립하였습니다.
한의학의 근본을 찾고자 함이었습니다. 한의학의 뿌리는 「傷寒論」이라는 고대 의학서에서 시작되었음을 알았고 「傷寒論」을 탐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傷寒論」의 본질을 알아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傷寒論」에 접근하였지만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傷寒論」을 약물 중심으로 분석해 놓은 「藥徵」과 腹診에 매몰되었던 초창기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吉益東洞(길익동동)’이라는 한 개인의 자의적인 해석일 뿐 「傷寒論」의 본의를 왜곡한 해석이었습니다.
학문적인 근거가 희박할 뿐더러 임상적 성과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점차 처음에 추구하던 방향성과 어긋났고 출발선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기 시작하였습니다.「傷寒論」의 근본 가치와 철학, 의학의 본질에서 멀어져 오직「藥徵」과 복부라는 국소적인 부위에 치중하였던 학문적 태도에 처절한 반성을 시작하였습니다.
「傷寒論」이 말하고자 하였던 최초의 저술의도와 그 안에 담고 있는 진정한 가치를 철저히 외면한 채 걸어온 것입니다. 결국 혼돈의 시기가 왔고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였습니다.
「傷寒論」의 진정한 정체를 밝혀야 했기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입이 절실하였습니다. 그리고 2012년. ‘대한상한금궤의학회’로 학회 명칭을 바꾸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다시 영점에서 출발하자!”라고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2000여 년 전「傷寒論」이 쓰인 시대의 사상과 정신을 이해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근본을 파헤치고「傷寒論」의 기원과 한의학의 근원을 재조명하자는 일념으로 먼저 판본을 찾아 나섰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傷寒論」이 과연 원본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원형에 가장 가까운「康平本 傷寒論」을 발견하게 되어 학회의 정식 교재로 채택하였습니다.
「康平本 傷寒論」에서는 기존과 다른 편제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六病의 提綱이었습니다. 提綱은 곧 질병에 대한 분류방법으로 인간이 질병에 대응하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六病 辨病診斷體系를 발견한 후 한의학에도 진단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벅찬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한의학과 학문적·임상적 패러다임이 확연히 달라졌고 이것이야말로 우리들이 애타게 찾았던 진정한 의학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傷寒論」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脉의 의미도 기존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脉이란 ‘생명을 가진 지속적인 움직임이며 한 사람의 전체적인 움직임에 대한 관찰’이라는 것을 임상을 통해 확인하였고 논문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비단 脉에 대한 것만이 아닙니다.「傷寒論」은 총체적으로 새롭게 재조명 되어야 합니다. 먼저「傷寒論」은 저술 당시의 언어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문자적 해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한자의 기원인 갑골문으로 해석을 해야만 그 진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국내 갑골학 1호 박사인 김경일 교수의 도움으로「傷寒論」의 고문자적 해석 작업을 3년여에 걸쳐 완수하였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허구와 억척으로 왜곡되어진「傷寒論」이 2015년, 2000년 전의 의미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작업을 통하여 「傷寒論」의 실체에 한 걸음 다가섰고, 비로소 한의학에 드리운 암흑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序文에서 “비록 모든 병을 다 고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병을 볼 때 근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傷寒論」은 질병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사람에게 다가가는 인간중심의학, 사람중심의학이었습니다. 증상과 처방만을 기록해 놓은 것이 아니라, 환자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변화를 관찰한 임상진료기록서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傷寒論」은 ‘사람’을 알고자 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살아 온 전체적인 삶을 읽어 내려고 하였습니다.
사람을 중시하였고 또한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였습니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형성된 일정한 생활양식이 패턴으로 나타났고, 사람마다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려고 하였습니다. 사건에 대응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질병의 발생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음을 기록하였습니다.
특정한 질병과 증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총체적인 삶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려 하였으며 질병에 대응하는 방식도 그 유형마다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하였고, 이를 통해 질병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삶을 통하여 질병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에 근거하여 이를 치료할 수 있는 條文과 處方은 자연스럽게 결정되었습니다.
‘傷寒醫學’은 이렇게 제 모습을 갖추고 다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총체적인 삶속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아 근원적인 치료를 하며 나아가 삶의 변화까지 유도하는 의학, 그것이 바로 ‘傷寒醫學’의 본질입니다. 환자의 삶과 질병의 본질을 읽고 몸과 마음까지도 치유하는 인간중심의학입니다.

모두가 꿈꿔온 의학이 있습니다.
인체의 항상성에 초점을 맞춘 자연 치유 의학,
추상에서 탈피한 객관적인 의학,
재현성과 일관성이 가능한 보편타당한 의학,
과학적 규명이 가능한 근거중심의학,
마지막으로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을 지배하는 전인적인 의학.
이 모든 가치가 「傷寒論」에 담겨 있습니다.
이제 다시 태어난 「傷寒論」, ‘傷寒醫學’으로 한의학의 미래를 열어 가겠습니다.

「傷寒論」은 한의학의 시작입니다. 고대의 지혜를 담아 오늘날 우리에게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오래된 미래입니다. ‘傷寒醫學’은 위기의 한의학에 탈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의학의 역사와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꿀 것입니다. 질병 치료를 넘어 삶의 총체적인 변화를 일으켜 인류의 삶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입니다.

‘傷寒醫學’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것입니다.
‘傷寒醫學’은 반드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입니다. 나아가 세상도 바꿀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곧 대한상한금궤의학회의 이념이자 목표이며 비전입니다.

2015년 5월
대한상한금궤의학회 회장 노영범